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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상경시위 나선 지 석달

하루에 2억5천만명 거리 나서기도

벌써 석 달 째다. 주황색, 보라색, 자주색, 흰색… 형형색색의 터번을 쓰고 수염을 기른 수만 명의 인도 농민들이 수도 뉴델리 외곽의 황량한 벌판에 텐트를 친 채 모여있다. 정부의 친기업적 농업개혁 법안에 반대해 지난해 11월부터 상경 시위에 나선 농민들이다. 겨울비를 동반한 매서운 추위에 수십여 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시위 초반인 11월26일(현지시각)에는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로 추산된다는 2억5천만명이 전국에서 24시간 동안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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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판매·유통 민간기업에 개방

해법이 보이지 않는 싸움이 그렇듯이, 인도 농업의 문제는 오랜 시간 누적된 구조적 모순과 농민 문화의 변화, 정부의 오판 등이 두루 깔려 있다.

지난 9월 인도 의회는 3건의 농업 관련 개혁 법안을 통과시켰다. △가격보장 및 농업서비스 계약법 △농산물 무역 및 상거래 촉진법 △필수식품법이다. 법안 명칭은 다르지만, 세 법안 모두 농산물 판매와 유통 등에 민간 기업을 끌어들여 경쟁력을 높인다는 취지가 담겼다.

인도에서는 국가기구로서 농산물 유통을 전담하는 농산물시장위원회(APMC)의 관리 아래 농산물 유통이 독점적으로 이뤄져 왔다. 농민의 첫 농산물 판매는 이곳을 통해서만 가능했다. 생산가와 소매가의 차이를 줄여, 농민을 보호하고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키자는 취지였다.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래 식량부족 국가였던 인도는 1960년대부터 이 제도를 본격 실행해, 쌀과 밀 생산을 장려했고 비교적 단기간에 식량부족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시위를 주도하는 펀자브주와 하리아나주의 농민들이 쌀과 밀 생산에 주력해, 이 제도의 혜택을 누렸다.

새로 도입된 법안은 농민들이 민간 도매시장에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게끔 제도를 바꿨다. 민간기업과의 영농 계약을 허용하고, 특정 작물에 대해 엄격히 관리했던 농산물 비축 규제도 느슨하게 풀었다. 이 법들은 의회 통과 직후 람 나트 코빈드 인도 대통령이 승인해 효력이 발생했다. 농민들은 새 법안이 도입돼, 영세한 소농인 자신들이 대기업을 상대할 경우 동등한 위치에서 협상할 수 없고, 농업의 주도권이 대기업에 넘어갈 것이라고 우려한다. 농민들은 더 나아가 이번 법안 통과가 인도의 핵심 농민 보호책인 ‘최저가격제도’(MSP)를 흔들 수 있다고 본다. 인도는 정부가 농민 생계를 위해 농산물 품질과 관계없이 최저가격을 보장해 왔는데, 이번 조처가 최저가격제 변동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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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GDP 비중과 고용비율. <인도의 농업·농정 현황 및 과제>(원지은, 세계농업 2019년 2월호)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영세농민 “삶의 터전 잃는다” 반발

인도 정부는 ‘최저가격제는 법안에 포함되지 않았고,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농민들은 이를 믿지 않는다. 특히, 농민들은 15년 전 비슷한 법안이 통과된 인도 동부 비하르주 사례를 들어 정부 주장을 반박한다. 비하르주는 유통 시장을 민간에 개방한 뒤, 정부가 지정한 도매시장이 87% 줄었고, 농산물 가격은 당국의 약속처럼 오르지 않고 오히려 떨어졌다. 현재 펀자브주에서는 쌀 도매가가 100㎏당 25달러지만, 비하르주에서는 쌀 100㎏당 16달러다. 같은 제품의 가격이 시장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진 상황을 직접 본 농민들이 사활을 걸고 정부의 민간 개방 정책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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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m.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980355.html#cb#csidx4063078745e65a484af7a57d48fbf7c